필자 정광일 제8회 공인노무사 시험 합격(1999) (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공인노무사 (현) 플러스 티 에이아이 / 프리랜서 백신 대표
중노위가 방송업계에 보낸 새로운 경고
넷플릭스에 납품할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프리랜서 PD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라고 판단했습니다. 방송 프로그램별로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실제 업무가 계속적·상시적으로 이루어졌다면, 프로그램 종료만을 이유로 계약관계를 끝내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프리랜서 PD의 계약종료가 ‘부당해고’로 판단된 이유
최근 중앙노동위원회는 MBC에서 근무하며 넷플릭스에 공급할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 프리랜서 PD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해당 PD는 2020년 FD 업무를 시작으로 여러 프로그램에서 FD·AD 업무를 수행했고, 2023년에는 넷플릭스에 납품할 다큐멘터리 제작에 PD로 참여했습니다. 방송사는 프로그램 제작이 끝나자 업무위탁계약도 종료된 것으로 처리했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해당 PD의 **근로자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특정 프로그램의 완성을 위해 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이므로 계약종료가 부당해고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중노위는 프로그램별로 업무위탁계약을 반복해 체결했더라도 실제로는 근로관계가 계속됐고, 넷플릭스 납품 프로그램이라는 사정만으로 업무의 본질이 달라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방송사 자체 프로그램이 OTT 납품 프로그램으로 바뀌었을 뿐, 프로그램 제작과정과 업무수행 방식, 해당 PD의 역할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기간제법상 프로젝트 완료에 따른 예외사유를 인정하지 않고, 계약종료를 부당해고로 판단했습니다.
기사 제목에서는 이를 ‘정규직’이라고 표현했지만, 법률적으로는 2년을 초과해 계속 근무한 결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된 근로자라고 이해하는 것이 보다 정확합니다.
방송업계가 이번 판정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번 판정은 단순히 한 명의 프리랜서 PD에 관한 문제가 아닙니다.
방송사, 외주제작사, 유튜브 콘텐츠 제작사 및 OTT 콘텐츠 제작기업에서 널리 사용되는 다음과 같은 계약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별 프리랜서 업무위탁계약 * 시즌별 제작계약 * 촬영기간 또는 편집기간 단위 계약 * 콘텐츠 납품 완료일까지의 프로젝트 계약 * 계약서만 새로 작성하며 반복하는 단기계약
기간제법은 원칙적으로 기간제근로자를 2년을 초과해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2년을 초과한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프로그램 제작’ 또는 ‘프로젝트’라는 명칭을 사용했다고 해서 당연히 예외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관련 행정해석도 예외가 인정되는 프로젝트는 원칙적으로 한시적이거나 1회성이고, 객관적인 종료 시점이 정해진 사업이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던 인력을 여러 프로젝트에 반복 배치한 것에 불과하다면 예외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방송업계 프리랜서 관리의 핵심 위험 5가지
1. 계약서의 명칭보다 실제 업무수행 방식이 중요합니다
‘프리랜서 업무위탁계약서’를 작성하고 사업소득 3.3%를 원천징수했더라도 실제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했다면 근로자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계약의 명칭이 아니라,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했는지를 기준으로 근로자를 정의합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 “본 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니다.” > “을은 독립된 프리랜서이다.” > “4대보험 및 퇴직금은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 운영이 직원과 같다면 해당 문구의 효력은 제한적입니다.
2. 프로그램 단위 계약도 하나의 계속근로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이 변경될 때마다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다면 전체 기간이 하나의 계속된 근로관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계약 사이의 공백이 짧은 경우 * 유사한 PD·FD·AD 업무를 반복한 경우 * 같은 방송사 조직에 계속 편입돼 근무한 경우 * 계약이 끝나기 전에 다음 프로그램에 배치된 경우 * 프로그램만 바뀌고 지휘자·근무장소·업무방식은 동일한 경우
계약서가 여러 장이라는 사실보다 **실질적으로 동일한 관계가 계속됐는지**가 중요합니다.
3. OTT 납품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별도의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콘텐츠의 공개 플랫폼이 지상파에서 넷플릭스·유튜브·OTT로 변경됐더라도 제작과정과 인력운영 방식이 동일하다면, 그것만으로 독립된 일회성 프로젝트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번 중노위 판정도 공개방식만 달라졌을 뿐 프로그램 제작과정, 업무수행 방식 및 해당 PD의 역할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중요하게 판단했습니다. 즉, 콘텐츠의 유통방식보다 제작인력의 실제 업무형태가 더 중요합니다.
4. 근로자성 문제와 기간제법 문제를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프리랜서 관리에서는 다음 두 단계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단계: 근로자인가
업무지시, 출퇴근 통제, 전속성, 보수의 성격, 장비 및 비용 부담, 대체인력 사용 가능성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두 번째 단계: 근로자라면 계약기간 종료가 가능한가
근로자로 인정된 후에는 다시 기간제법상 2년 제한, 프로젝트 예외사유, 갱신기대권 및 해고의 정당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프리랜서이므로 계약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종료된다”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5. 잘못된 계약종료는 과거 비용까지 함께 발생시킵니다
프리랜서가 근로자로 인정되면 단순히 앞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무실태에 따라 다음과 같은 비용과 분쟁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부당해고 구제 및 원직복직 * 계약종료 이후 임금상당액 지급 * 퇴직금 소급 지급 *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 연차유급휴가수당 * 4대보험 소급 적용 * 기간제근로자 차별시정 문제 * 직장 내 괴롭힘 및 산업안전보건 관련 책임
방송사가 프리랜서에게 지급한 금액보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비용이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방송사와 제작사가 지금 점검해야 할 사항
다음 항목 중 여러 개에 해당한다면 프리랜서 계약과 실제 관리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출근시간이나 촬영·편집시간을 회사가 정한다. □ 휴무·휴가·외출에 담당자의 승인을 받도록 한다. □ 메인 PD나 팀장이 업무 순서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지시한다. □ 프리랜서가 다른 사람에게 업무를 대체시킬 수 없다. □ 매월 고정금액을 지급한다. □ 다른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 회사의 사무실·편집실·장비를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 회사 이메일·명함·출입증·조직도를 사용한다. □ 프로그램이 바뀌어도 동일한 업무를 계속 수행한다. □ 계약 종료 후 곧바로 다른 프로그램 계약을 체결한다. □ 업무수행 결과보다 출근과 근무태도를 평가한다. □ 계약해지·징계·경고 등 인사관리 방식으로 통제한다.
체크 항목이 많을수록 계약서상 프리랜서와 실제 근로형태가 불일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리랜서 관리, 계약서보다 운영체계를 바꿔야 합니다
방송업계의 프리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프리랜서를 일괄적으로 근로자로 전환하거나, 반대로 계약서 문구만 강화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먼저 수행 업무를 다음과 같이 구분해야 합니다.
① 상시·조직형 업무 방송사 조직에 편입돼 계속 수행되고 구체적인 지휘·감독이 필요한 업무라면 근로계약 체결을 우선 검토해야 합니다.
② 독립 프로젝트형 업무 독립적인 전문성을 가진 사업자가 결과물과 납품기한을 기준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수행방법·시간·장소를 스스로 결정한다면 프리랜서 또는 도급계약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③ 혼합형 업무 프로그램 제작기간에는 조직에 편입되지만 일부 자율성이 인정되는 직종은 가장 위험합니다. 계약서뿐 아니라 모집공고, 업무지시 방식, 보수체계, 장비 사용, 근무장소와 계약 반복 여부를 함께 진단해야 합니다.
이번 판정이 주는 결론
프로그램이 끝났다고 해서 근로관계가 반드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방송사나 제작사가 계속해서 제작사업을 수행하고, 프리랜서가 프로그램만 바꿔가며 같은 조직 안에서 유사한 업무를 계속했다면 개별 프로그램은 독립된 프로젝트가 아니라 **계속되는 방송제작 업무의 일부**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방송업계의 프리랜서 관리는 계약서 작성 중심에서 다음과 같은 체계로 전환돼야 합니다.
직무 분류 → 근로자성 진단 → 계약서 정비 → 실제 운영 점검 → 입증자료 관리
프리랜서 계약서는 면책서류가 아닙니다.
계약서와 실제 관리방식이 일치할 때 비로소 기업을 보호하는 증빙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프리랜서 관리, 안전할까요?
프리랜서 백신은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프리랜서의 근로자성 위험을 진단하고, 계약서 작성부터 관리 및 모의점검까지 지원합니다.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현재의 업무수행 방식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프리랜서 근로자성 진단과 계약서 점검을 통해 잠재적인 퇴직금·4대보험·부당해고 위험을 미리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본 뉴스레터는 일반적인 인사·노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자료입니다. 개별 사안은 계약내용과 실제 업무수행 방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참고 기사 매일노동뉴스, 「[중노위 첫 판정] 넷플릭스 다큐 제작 방송사 프리랜서 PD는 정규직」, 2026년 7월 13일.